안녕하세요. 저는 2011년 1월부터 6월까지, 지난 6개월간 마틴캠퍼스에서 생활하며 비단 영어실력의 향상뿐만이 아니라 현지 여행 경험 및 필리핀 선생님들과의 잊지 못할 추억 등 정말 너무나도 많은 것들을 얻어간 한 학생입니다. 전 애초에 토익과 같은 소위 말해 취업준비 과정으로써의 영어 시험에서 고득점을 얻기 위하여 어학연수를 계획했던 것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물론 이는 연수에 대한 개개인의 가치관 차이이겠지만, 단지 시험만을 위한 영어 공부 차원으로 이곳에 머무는 것, 개인적으로 그만한 돈 낭비 시간 낭비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전까지 외국 경험이라고는 전무했던 국내 토박이로서, 전 이 기회를 빌어서 비실용적인 한국식 영어 학습에서 벗어나 원어민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 제대로 된 영어 공부를 해보는 것은 물론, 한편으로는 낯선 땅에서 외국인 친구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어보고 싶었고, 외국 문화를 한 번 직접 체험해 보고도 싶었으며, 또한 이를 통해 그들은 나와 달리 어떠한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는지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문장 구조라든지 혹은 패턴이라든지, 혼자서도 충분히 학습이 가능한 듣기만 해도 지겨움이 묻어나는 뭐 그런 것들 말고, 영어를 매개체로써 상호 교류를 통한 진정한 의미의 배움이 무엇인지 말입니다. 물론 시간이 날 때마다 주말 등을 이용하여 혼자서 자유롭게 타지에서 여행을 다녀보고 싶었던 것도 빼놓을 수 없고요.
고등학교 때 텝스 공부로 다졌던 기본기와 대학 생활 전반을 원서들과 함께 시름했던 경험이, 어쩌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수 시작 전 완벽한 준비 단계가 되어주었습니다. 따라서 이곳에서 연수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난 후, 영어라는 것 자체 즉, 그러니까 어휘의 어감이나 관용표현 등과 같은 영어의 문화적인 요소에 충분히 익숙해진 후, 시험은 한국에서 혼자서 준비해도 충분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저는 테스트코스는 일체 겪지 않고 줄곧 메인스트림코스에서만 6개월간 수학하였습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의 외국인과의 대화, 나아가 특정 사회문제에 대한 일대일 토론 등 진정한 교류를 통한 지적인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는 후자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전 운이 너무 좋았던 것 같습니다. 필리핀 선생님으로부터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은혜를 입었거든요. 마틴캠퍼스 선생님들 모두 다 훌륭하신 분들이지만, 특히 첫 달에 저에게 할당된 한 개인 선생님께서 보여주신 적극성과 진심에 저는 너무나 감동을 받았습니다. 외국인으로부터 받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인간적인 따뜻함과 배려, 제가 이 과정으로부터 감히 쉽게 발을 뗄 수 없게 만든 결정적인 요소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결국 저는 제 바람대로 6개월간 거의 같은 선생님들에게서 수업을 받았습니다. 제가 잘 알고 또 저를 잘 아는 선생님들과 수업을 해야만 아무런 부담 없이 그리고 다소 수준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나도 배우고 그들도 나를 통해 배우고하는 과정에서 서로 보람을 느꼈기에, 그리고 살면서 즐기면서 공부한다는 느낌을 처음으로 받았기에, 매일 같은 얼굴을 보더라도 지겨움이라고는 전혀 없었습니다.
단지 수업에 참석하는 것만으로, 눈부신 실력 향상을 기대하는 것은 거의 어불성설에 가깝습니다. 반드시 문법 어휘 등의 탄탄한 기본 실력을 토대로 하여,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개인 수업시간은 자신의 기량을 실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일 뿐, 궁극적인 실력향상은 결국 선생님이 지적해준 표현의 오류 확인 및 새로운 표현 암기 등 능동적인 자기 학습으로부터 나옵니다. 많은 분들이 심지어 필리핀 선생님들께서도 문법적인 요소를 간과하시는 경향이 있는데, 저는 이에 대해 약간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원어민들은 우리와 다릅니다. 사고 구조 자체가 다릅니다. 우리가 한국어로는 문법에 전혀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발화가 가능하듯이, 언어는 그저 습관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그들이 문법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일일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원어민이 아닌 이상 말하기 전에 생각은 필수적으로 수반될 수밖에 없습니다. 간단한 인사나 비교적 짧은 구문 정도는 생각의 선행 없이 입에 익히는 과정이 그리 어렵지는 않으나, 외국인에게 어느 정도 고급스럽고 매끄러운 문장을 구사한다는 느낌을 심어주기 위해, 혹은 그들이 느끼기에 자칫 우스워 보일 수 있는 실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문법과 어휘에 대한 충분한 학습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한국인으로 태어난 이상 외국어 공부를 하는데 있어서 이에 대한 지식이 충분치 않으면, 실력 향상도 더딜뿐더러 발전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음을 과감히 말씀 드립니다.
시험과 관련된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딱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사실 문제 풀이 기술이나 유형 등은 제가 익숙하지도 않을뿐더러, 상기 점수를 획득한 토익 시험에서도 문제를 거의 감각으로, 그저 흐름대로 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요. 연수과정에서의 자신의 노력 여부가 확실하다면, 누구나 한국에서 모의고사만 몇 회분 접해보고 시험을 치르더라도 원하시는 점수 획득하는 것에는 전혀 어려움이 따르지 않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얼마나 많이 자기 자신을 영어에 노출시키느냐, 익숙해지느냐, 그리고 어떤 상황에 놓이더라도 자신의 영어 능력을 최대한 적용 시킬 수 있도록 자신을 얼마나 단련시키느냐, 이것이야 말로 어학연수 성공의 절대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그렇듯 저 역시 단기 어학연수를 통하여 과연 얼마나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불안해하였던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연수 과정에서 실로 최선을 다한다면, 노력은 결코 우리를 배신하지 않습니다. 생활하면서 워낙 안타까운 사례들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제 관찰에 의하면, 아마 학생들 거의 대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몇몇 선생님들이 자신과 잘 맞지 않다고 수업에 지각하는 것은 기본이고 아예 결석을 해버리는 것에서부터, 각종 유흥문화에 탐닉하는 것까지 정말 가관이 따로 없더군요. 그저 인생을 즐기러 오신 분이라면 딱히 말리고 싶지 않은데, 무언가 얻어가려고 오신 분들은 부디 자신이 이곳에 왜 왔는지 만 생각하고 공부에 매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일생일대에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이 기회를 이렇게 낭비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짓입니다. 항상 명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누리고 있는 이 기회, 아무나 누릴 수 없는 호재라는 것을. 이 곳에서 보내는 소중한 시간, 정말 자신에게 한 점 부끄럼 없을 정도로 최선을 다했던 잊지 못할 기억들로만 채우시고, 모두 뿌듯한 마음으로 귀국하셨으면 합니다.